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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궁시렁

27년 전 6월의 기억...

by 사랑화니 2014.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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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0일, 

그리고 1987년 6월 10일. 

27년 전 오늘...


저녁 먹을 무렵 거리엔 사람들이 가득했다. 

옛 군산시청 앞 사거리 곳곳엔 전경들이 줄지어 섰고,
여기저기 쌓아올린 타이어는 불에 타오르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는 고삐리였던 그 때...
수업을 마친 나는 사거리에서 대치중인 시위대 속에 자리 잡았다.


그 무렵은 박종철 열사 고문사망 사건으로 국민들이 분노했고,
6월 9일 연세대 정문 앞에서 최류탄 직격사격으로 이한열 열사가 쓰러진 때.
군산 월명동 성당에서 친구들과 80년 5월 광주에 대한 비디오를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었다. 
당시 박창신 신부님, 문정현 신부님 같은 분들은 미사 강론 중에도 군사정권을 비판했고, 월명동 성당 양재철 신부님도 그랬다. 양 신부님은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를 닮아 '고르바초프'라는 별명이 지금도 생각난다.  

함께 비디오를 봤던 무서운 고삐리 친구들 가운데 한 명은 지금 천주교 전주교구 정의평화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이주여성들과 아픔을 함께 하는 김창신 신부님이고, 다른 한 명은 페루 선교를 다녀와서 전북대 병원사목을 하고 있는 전우진 신부님이다. 

이 당시 우리는 
학교수업 끝나면 대학생 형, 누나들 뒤꽁무니 따라다니면서 어색한 팔놀림으로 노래를 따라불렀다. 흐르는 땀에 눈이 따갑다 못해 쓰리고 눈물이 흐르면 너무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그냥 그렇게 밤 늦도록 뛰어다녔다. 그리곤 아침이면 목구멍까지 매케한 최류탄 냄새를 맡으며 학교로 향했다.


다시 수업 마치면 백골단 피해서 시장골목으로 도망다니면서도 무언가 하고 있다는 생각이 머리에 있었다. 형들 따라서 "호헌철폐" "독재정권 물러가라"를 외치면서...


그리고 6월 29일 TV 뉴스에서 전두환이 등장해서 개헌을 발표하고, 거리 곳곳에서는 "오늘은 공짜"라는 식당과 다방이 수두룩했었다.


어느새 27년이 지났구나...

그 고삐리가 사십대 중년이 됐다.






/ 글=소장환(free5785@), 사진=인터넷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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