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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마시고

여의도에서 전주가맥을 만나다...

by 사랑화니 2014.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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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맥주... 서울 여의도에서는 참 구경하기 힘든 맥주다.

한때는 맥주시장 1위 최강자였는데, 언제부턴가 '카스'에 밀려서 유독 서울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맥주가 됐다.

더 왕년에는 크라운맥주 vs OB맥주였는데...

그 시절엔 나도 OB맥주를 마셨었다. 맥주시장 부동의 1위도 OB맥주였다.

그런데 1990년대 150미터 암반수 하이트맥주가 등장하면서 시장판도가 바뀌었고, 크라운맥주를 만들던 (주)조선맥주가 회사명을 아예 (주)하이트맥주로 바꿨다.   

역사는 돌고 돈다고 했던가...

2014년 요즘 하이트맥주와 소주 최강자 '진로'가 합쳐진 '하이트진로'는 언제부턴가 더이상 맥주시장 최강자가 아니게 됐다. 그 자리를 OB맥주 '카스'가 차지하고 있다. 

그래도 40대 전북 친구들이 만나면 술자리에서 하이트를 마시지 않으면 '역적'인양 눈치를 받는다. 왜? 알량꼴량한 '애향심'때문이다.^^

하이트 전주공장이 있으니까...

일자리도 창출하고, 지역경제에 기여도 하니까 많이 사랑해줘야지요~ ♡

하여튼 여의도에서는 요 몇년 사이에 가는 집마다 '하이트'를 주문하지만, 없었다. 

이렇게 구경하기 힘든 여의도에서 전주 가맥집을 표방한 여의도의 가맥집 발견! 특히 하이트맥주도 있다는 사실~~!

바로 이곳!!! 밥집 술집 "콩나물 쿡밥"

여의도 증권가, 대신증권의 맞은 편 건물 **회관 2층이던가? 3층인가?에 있다. 가면 찾을 수 있다.

전주남부시장 스타일의 콩나물국밥과 전주식 가맥의 향취와 쥔장의 전라도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


이 집에 가면 서울 양반들 입맛과 취향때문에 하이트 맥주 외에 카~* 맥주도 있지만, 이건 항간에 외국 먹튀 자본이 이윤 챙겨간다니 패쑤! 

더구나 수년동안 시설에 투자하지 않아서 맥주의 질이 크게 떨어져 맥주에 '소독약' 냄새가 난다느니, 술 마시면 다음날 머리가 아프다느니 하는 소문도 있더라. 그러나 내가 확인해 본 것은 아니라는 것...

솔직히 이 몸은 하이트맥주가 없을 땐 카~* 맥주도 마시긴 하니까, 제발 그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하여튼 전주 가맥집을 표방하는 이 집은 맥주도 착한 가격 '2,900원'이다. 

이래가지고 여의도에서 월세 내고, 공과금 내고, 세금 내고... 뭐가 남을런지 궁굼하지만, 쥔장에게 묻지는 않았다. 그렇게 오지랍 넓어봐야 내가 해결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잘 되기를, 그래서 돈도 많이 버시길 바래야지. 

일단 자리 잡고 앉으면, 냉장고에 있는 하이트 맥주는 거덜 내주고 나가는 쎈쑤! 

여기에 전주식 가맥집이라면 일단 안주는 갑오징어를 맛봐야 한다.

그리고 갑오징어를 턱 아프게 씹어주면서 맛보는 장맛, 일명 '쏘쓰~' 되시겠다.

전주에서 '가맥'의 원조, 아니 '가맥 조상' 격인 '전일슈퍼' 역시 맥주와 더불어 갑오징어, 그리고 독특한 맛의 장맛으로 오늘날 전주의 가맥 문화를 만들어냈다.

여기서 가맥이란? 전주사람들은 다 아는 이 가맥이 전주를 벗어나면 잘 모르는 분들이 있다. 특히 서울에서는 생소한 문화다.

그러나 사실은 생소할 게 없다. 가맥은 '가게 맥주'를 일컫는 것이니, 알고보면 싱겁다.

사람사는 동네 어느 곳이나 슈퍼가 있고, 시골 동네에서는 동네 '점빵'마다 가게 귀퉁이나 문 앞에 허르스름하니 자그마한 탁자와 의자가  놓여져 있었다. 그 자리에 오며가면 맥주나 막거리를 한 잔씩 하곤 했던 풍경이 있다. 

이 풍경이 그대로 발전한 것인데, 1980년대~1990년대 지갑이 얇은 전주의 샐러리맨들은 퇴근 후에 직장 동료들과 삼삼오오 맥주 한 잔 걸치곤 했던 것이다. 그리고 전일슈퍼는 당시 전주의 가장 번화가인 관통로에서 가깝고, 주변에 도청과 전주전화국, 법원 등기소, 병원 등등 주변에 공무원들도 많고, 일반 회사원들도 관공서 일을 보고 많이 거쳐가는 길목에 있었다.  

슈퍼에서 업소용이 아닌 용량이 큰 가정용 맥주를 싼 가격에 새우깡과 함께 실컷 마시기 시작했으리라. 그러다가 전일슈퍼는 단골들을 위해 오징어도 구워주고 하던 것이 계기가 되서 본격적으로 갑오징어를 안주로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잘 마른 갑오징어를 기차 철로 레일 같은 쇠뭉치 위에 올려놓고 망치로 잘 두들겨서, 매콤한 "쏘쓰" 장과 함께 전일슈퍼의 역사가 시작됐으리라 상상해본다. 좋은 안주가 생기니 술 마시는 양은 늘고, 손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바람에 전일슈퍼의 술 공급은 주류공급 도매상이 아닌 맥주회사에서 직접 챙겼다는 후문도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때의 전일슈퍼는 역사가 됐다. 갑오징어 두들기던 아저씨가 수년 전에 지병으로 돌아가셨으니... 사후에 가족들 모르게 통장에 모아 둔 돈이 수십억이라는 전설도 들었다. 전설은 가고, 시내 곳곳에는 가맥집이 성업 중이다. 그 중에 몇 집은 독특한 나름의 장맛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전주 중화산동의 '삐루봉'도 '피데기'라는 안주로 승부를 낸 대표적인 곳이다.   

이렇게 전주의 '가맥' 문화는 평범한 소시민들의 삶이 묻어 있는 '아리랑' 같은 거다. 

여의도의 가맥집, 여기도 이런  문화의 고향이 될 수 있기를...

이 곳에 가면 갑오징어 외에 다른 푸짐한 안주도 있더라.


아, 술 마신 뒤에 숙취해결을 위한 전주사람들의 팁(Tip)도 하나 더!

술 자리 후에 전주사람들은 '콩나물국밥'을 먹는 이들이 많다. 

특히 남부시장 스타일의 콩나물국밥이 유명하다.

그런데 여긴 제대로 말아주는 '콩나물쿡밥'도 있네요. 

해장까지 한방 해결! 술 배 부른데, 어떻게 콩나물 국밥이냐구요?
한 그릇 말고, 둘이서 한 그릇을 반반씩 나눠 먹으면 될 일... ^^


다음날 숙취? 이젠 안녕~~ ^^♡




/ 글.사진=소장환(free5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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