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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머문곳

'돼지국밥'이 먹고 싶어진다, 영화 '변호인'을 보고...

by 사랑화니 2014.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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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돼지국밥이 먹고 싶어질때가 있다.


전주 남부시장 어머니 '현대옥'이 주인이 바뀌면서 프랜차이즈 '현대옥'이 되고, 어느날 시내 현대옥에 해장하러 들렀다가 콩나물국밥 옆에 쓰인 메뉴가 눈에 들어왔다. 돼지국밥.


"뭐 이런 메뉴가 있어? 돼지국밥? 이름도 차암... 거시기 하네."

그래도 궁금해서 시켜봤던 돼지국밥의 맛은 나름 괜찮았다. 두툼한 돼지고기가 얼큰한 국밥에서 숟가락에 올라와 입속으로 들어가는 맛, 나 스스로는 족보도 모르는 돼지국밥이었는데...


어느 날인가 비 오는 초여름날에는 돼지국밥 먹으러 갔다가 식사가 아니라 '안주'가 되어버린 돼지국밥을 놓고 새벽까지 소주를 마신 적도 있다.


그런데 뒤늦게 영화 '변호인'을 보면서 알았다. 

주인공 '송우석' 변호사가 영화 속에서 그토록 맛있게 먹은 게 '돼지국밥'이네...

법정과 돼지국밥집을 오며가며 영화의 스토리가 만들어지더라. 아, 그래... 부산에서 유명한게 돼지국밥이야... 


그럼 노무현 대통령도 돼지국밥을? 

하지만 내가 알기에는 생전에 노무현 대통령은 쇠고기국밥을 좋아했고, 그래서 봉하마을 가는 길에는 쇠고기국밥집이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서울 출장가는 길에는 고속도로 중간에 휴게소에서 쇠고기국밥만 먹었던 시절도 있다.


돼지국밥, 쇠고기국밥...

하여튼... 뭐, 둘다 노무현이라는 이름에 어울린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국밥들이다.


비가 오는 날에 혼자 있으면,

돼지국밥에 소주 한 잔 기울여도 괜찮을 듯 싶다.



남들 다 보고 한참 지난 영화 '변호인'.

집에서 맥주 한 병 갖다 놓고 봤다.


그리고 느꼈다. 내가 우리나라 영화사에 크게 잘못했다는 걸...

원래 기여한 바도 없지만, 스스로 그냥 찔렸다.


자주 영화를 보지도 못하면서, 한국 영화사에서 '변호인'의 관객 수가 '명량'에 뒤떨어지게 했다는 것. '변호인'의 1인이 되지 못하고, '명량'의 1인이 됐다는 건 못내 아쉽고, 아쉽다.


그러면서 배우 최민식과 송강호를 생각했다. 두 분 모두 훌륭한 배우다. 최민식씨가 헐리우드 진출했으니까, 이제 송강호씨 차례다... ^^


영화 '변호인', 내 기억에 남는 몇 장면만 볼까?



우선 고졸 출신으로 사법고시 합격 해서 판사가 됐지만, 서울대, 연.고대 나온 친구들 등쌀에 1년만에 때려치고 부산으로 내려온 변호사, 송우석.


노무현 대통령도 비슷했었지. 

부산상고 출신이 사법고시 합격해서 대전지법 판사 1년하다가 그만뒀다.


변호사 송우석은 선배 김상필 변호사를 찾아갔다.

"쥑이는 아이템이 있다 아닙니까?" "그기 뭔데?" 

사실 송우석 변호사는 선배에게 돈을 빌리러 왔다.


변호사 송우석은 '부동산 등기'를 전문으로 내세웠다.

닥치는 대로 돈을 벌었다. 많이 벌었다.

잘된다고 하니 손가락질하던 부산 변호사들도 너도나도 다른 변호사들이 부동산에 뛰어든다. 이제 '송 변'은 상고출신의 장점을 살려서 '세무전문 변호사'로 업종전환도 한다.


"당신의 소중한 돈을 지켜드립니다. 세무전문변호사 송.우.석"


노무현 대통령도 그랬을까? 부산상고 나왔잖아. ㅎㅎ

그건 모르겠지만, 법조계 선배들에게 귀동냥으로 듣기에 그 시절에 변호사들이 분명히 부동산 일은 많이 했다고 했다. 

영화에서처럼 '등기' 내주는 게 아니라 주로 '종중 재산'에 얽힌 땅싸움이 많았다고 한다.

하여간 등기는 등기다. 토지 소유권 등기...



하여간 송우석 변호사도 그렇게 돈을 벌어서 자신이 어렵게 공사판 막노동을 하면서 짓던 아파트를 산다. 그것도 10층.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 집을 찾아가 사겠다고 하니 어이가 없지. 집주인 여자는 밑에 8층이 집을 내놓고, 자기 집은 아니라고 한다. 그치만 송 변은 집에 들어가서 이야기 하자고 하고, 웃돈을 얹어줄테니 10층을 팔고 당신이 8층으로 이사하라고 한다. 이사 한 번 하고 돈도 벌고... 당연히 귀가 솔깃하지...


얼굴에 반쪽만 화장을 한 '아수라백작'처럼 나와서는, 돈을 더 준다는 말에 던지는 대사가 세상인심을 그대로 보여준다. 


 "쥬시라도 한 잔~" 


송 변이 10층을 고집한 이유가 있었다. 이사를 준비하면서 새로 도배를 하기 위해 말끔히 벗겨진 거실의 베란다 창틀 위에 "절대 포기하지 말자"라는 글귀가 새겨 있었다. 그 글귀를 새긴 사람은 막노동을 하던 송 변. 그리고 이 글귀는 노무현 대통령의 좌우명이었을까? 어쩌면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잘 나가는 송우석 변호사는 힘들었던 시절 자신이 돼지국밥을 먹다가 도망친 시장골목 그 집에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가 빚을 갚는다.


국밥집 아지매는 '묵은 빚'은 그리 갚는게 아니라고, 기뻐하면서 "오늘 밥 값도 공짜"라고 한다. 이 밥 값은 영화 후반부에 변호사로 법정에서 갚아야지.. ^^


이 돼지국밥집 아들. 끌려가서 죽도록 맞고, 고문당하는 청년. 실제 '부림사건'의 주인공을 모티브로 했단다.


진짜 돼지국밥집 아들도 그랬다지. 그래서 당시 노무현 변호사가 변론을 해줬고, 옥살이를 하고 나온 뒤에는 노무현 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부산'에서 일을 했다고... 


노무현 변호사는 자신의 '피고인'에게 직장까지 만들어 줬던 셈이다. 의뢰인을 끝까지 지켜주려고 했던 것일까. 그 분은 지금도 법무법인 '부산'에서 일하고 있고,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의원으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지...



1980년대 부산지역 최대 공안 사건 '부림사건'... 

이 사건은 노무현 변호사가 세상을 떠나고서야 2014년 9월 25일에 무죄판결을 받아냈다.


5공화국 시절 대표적 공안사건인 '학림사건'의 부산판. 그래서 '부림사건'이라고 불리게 된 이 사건의 진실은 1981년 공안 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수십일 간 불법 감금하고 고문해 조작한 용공 사건이다. 당시 19명이 기소돼 법원에서 징역 1∼7년 형을 선고받았고, 1983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2012년 8월 부산지법에 재심을 청구해 개시 결정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2월 열린 재심에서 재판부는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와 각종 압수물 등의 증거능력을 배척한 뒤 피고인들의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 위반, 계엄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하고,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면소 판결했다. 그리고 9월 25일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차동영' 경위. 

차동영 경위를 보면서 이 분이 떠올랐다.

고문기술자 '이근안'...


영화에서 청년들을 잡아다가 옷을 벗기고, 헝겊을 감은 쇠몽둥이로 패고, 물고문을 하고, 통닭구이를 만들고...


고문현장을 찾아간 송우석 변호사를 향해 주먹을 날리고선 대한민국은 아직 빨갱이들과 전쟁이 끝나지 않았고, 자신처럼 빨갱이를 잡아주는 사람이 있어서 편안하게 살 수 있은는 거라고, 궤변을 한다.


그리고는 애국가가 나오니, 차렷자세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다. 


실제 이근안도 그랬을까. 영화 '남영동 1985'에서처럼 사람들을 고문했고, '민주주의자' 김근태 선생도 그렇게 당했다.  


당황스럽게도 훗날 이근안은 경찰관에서 '목사님'이 됐고,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고백'이라는 책도 펴냈다.


그리고 자신의 고문 후유증으로 평생을 고통받다가 고인이 된 김근태 민주당 고문을 향해 사과했다. "쥐어박아서 미안하다"고... 


진짜 한 대 쥐어박고 싶다.


하여든 이렇게 난리를 치고선 2012년 이근안은 대한예수교 장로회로부터 목사직 박탈당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고문기술자 출신이 애국자행세 했었고, 회개도 없었다."



"헌법 제 1조 2항"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이 영화는 전반부 '돼지국밥' 이야기에서 후반부로 넘어오면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법정논쟁에서 하일라이트다.


학생들이 읽었다는 책, '역사란 무엇인가' 검사는 이 책의 내용이 불온하다고 주장한다. 책을 쓴 저자가 소련에서 오랫동안 살았으며, 학생과 노동자들에게 공산주의 사상을 옹호하는 책이라고...


이어지는 송우석 변호사의 반격.


"에드워드 카(E.H.Carr)는 6.25때 우릴 위해 참전한 우방 영국의 외교관이었습니다." 


"소련에는 영국 대사로 파견나갔던겁니다."


"역사는 무엇인가라는 책이 공산주의 사상을 옹호하는 책이 아님을 밝힌다. 아울러 한국 독자들에게 많이 읽혀지기를 바란다. - 영국 외교부" 


"이 학생들 빨갱이 만들라고 인자는 6.25때 참전한 영국 외교부도 빨갱이라 우길겁니까!"


"본 변호인은 '역사란 무엇인가'를 포함해서 피고인들이 읽었다는 불온서적 10여권을 오늘 아침 서점에서 사가지고 왔습니다. 시중에서 아무나 살 수 있는 이 책들은 서울대에서 권장도서로 추천도 했습니다. 이 책들이 불온서적이면은!! 대한민국 최고 대학이라는 곳도 불온단체라는 겁니까?"


"판사님.검사님, 거 불온단체 출신들이신데, 이 우찌된것입니까?"


송 변의 허를 찌르는 법정 반격에 이 영화에서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가 들어있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이 한 마디. 프랑스 절대왕정 시절 황제 루이 14세는 '짐이 곧 국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루이 14세의 사후에 프랑스는 혁명으로 절대군주체제가 무너졌다. 절대군주 같았던 군부독재도 그렇게 무너졌다. 절대권력은 깨진다. 


이 영화의 하일라이트 뒤에는 권력의 힘에 의해 무너지는 허망한 좌절도 있다. 반전카드로 송 변이 법정에 등장시킨 윤 중위. 그는 학생들의 고문현장에 있던 군의관이었다. 송 변은 그를 증인으로 채택하기 위해 재판장을 찾아가 외신기자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까지 협박(?)해서 윤 중위를 법정 증언대에 세우지만, 학생들에게 가혹한 고문이 있었다는 증언을 남기고 '탈영병'이 되어 헌병들에게 잡혀간다. 차동영 경위의 발악이었다. 법정 증언을 위해 휴가를 내고 나온 장교가 한순간에 탈영병이 되었다. 그리고 윤 중위의 증언은 '탈영병'이라는 이유로 삭제된다. 변호사들의 "증인보호를 신청합니다" 외침은 묻혀버린다.


그 시절에 볼 수 있었던 '양심선언'을 영화화한 것인데, 다시 봐도 허탈하다. 늘 정의는 범죄가 되어 도망다니고, 핍박 받던 시절이었으니까.


결국 노회한 판사는 '유죄'를 인정하면, 2년 뒤에 특사로 풀어주기로 합의를 이끌어낸다.


역시 세상사, 다 그렇지, 뭐...

피흘리면서 군부독재에 싸웠던 사람들은 풍파에 사라지고, 남은 자들은 피의 댓가로 얻은 '자유' 위에서 한다는 말이 "그때 잘한 것도 있다"는 요즘이다. 



아, 그리고 한 분 더!

깔쌈하게 잘 생긴 조민기 형이 연기한 재수없는 강 검사...


그의 실존 인물은 누굴까? 

최병국 전 검사라고들 한다. 그렇지만 욕설은 금물...

잘못하면 '명예훼손'으로 걸린다.


하여튼 이 양반이 맞다면, 

1998년 전주지검장을 끝으로 변호사 개업하셨네...


이 분은 2000년에 한나라당으로 16대 국회의원 뱃지 달고, 17대와 18대까지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물론 한나라당 개헌특위위원장도 지내셨다. 현재는 변호사로만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분...

영화 마지막에 죄수번호 '33'이 씌여진 송우석 변호사의 모습은 그대로 이 분과 오버랩이 된다.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이 분이 대통령을 하는 동안 잘했다, 못했다 평가는 각자 다를 수 있다.


다만 이 분이 대통령을 하는 동안에는 국가부채가 250조 수준에서 감소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참여정부 말기 11위였는데, 

이명박-박근혜 대통령까지 오면서 올해는 26위로 내려왔다.


그들이 말하는 '잃어버린 10년'

그들은 권력을 잃었지만 국민은 행복했다.


이제 다시 '그들의 10년'

그들이 권력을 찾았지만 국민은 고통이다. 


지금은 국가부채 503조, 부실공기업 공공부문까지 하면 1040조.

가계부채 1,000조... 온통 빚천지다.


국가부채 때문에 한 해 들어가는 이자만 21조원,

국민 1인당 연간 42만원을 갚는 셈이다.


21조원이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모든 대학생 등록금을 내줄 수 있다. 장학금도 준다.

고교 무상교육이 아니라 대학무상교육을 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없던걸로 하자고 한 월 20만원 기초노인연금, 줄 수 있다. 보너스로 국가재정이 어렵다면서 다 깎아버린 경로당 냉난방비 603억원 원위치 된다. 지방정부가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영유아보육료부담... 무상보육으로 전환할 수 있다. 


21조원이면,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는 정말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 글.사진=소장환(free5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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