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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머문곳

"이 세상이 고수에게는 놀이터요 하수에게는 생지옥이 아닌가"…영화 '신의 한 수'

by 사랑화니 2014.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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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 고수에게는 놀이터요 하수에게는 생지옥이 아닌가"


주님의 말씀이다. 

어떤 주님? 영화 '신의 한 수'에 나오는 맹인 바둑 고수 '주님'역의 배우 안성기 대사다.


얼핏 들으면 사람사는 세상의 고됨을 철학적으로 표현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그런 고상한 표현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바둑을 두는 승부사들의 삶과 죽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뿐이다. 


'아저씨' + '타짜' = '신의 한 수'?


주인공 태석(정우성)은 영화 '아저씨'(2010년, 이정범 감독)의 주인공 태식(원빈)처럼 무림의 고수다. 이름까지도 점 하나 있고 없고 차이뿐 닮았다. 


처음 태석은 그저 꺼벙하게 안경을 쓴 채 바둑도 소심하게 두는 모범생이었지만, 형의 죽음을 겪는 과정에서 교도소에서 만난 조폭 두목으로부터 싸움의 기술을 전수받고 고수가 된다. 


동시에 교도소장과 바둑을 두어 이기는 괘씸죄로 독방에 갇혀 있으면서 얼굴 없는 고수와 벽을 사이에 두고 바둑을 두면서 레벨 업~!


태석(정우성)이 독방에서 얼굴 없는 고수와 벽을 사이에 두고 대국을 하는 장면


이후 교도소에서 나와 형의 복수를 위해 다시 도박 바둑판에 뛰어드는데, 그 다음부터 도박판은 종목이 '바둑'으로 바뀌었을 뿐 줄거리 요소는 영화 '타짜'(2006년, 최동훈 감독)와 닮았다. 


특히 "나, 이대 나온 여자야" 대사를 날린 정마담(김혜수)이 등장하는 것이나,  존재감이 김혜수보다는 약하지만 복싱 국가대표로 이름을 날린 배꼽(이시영)이 나와 주인공과 러브라인을 만드는 포맷은 비슷하다.


'신의 한 수'에 국가대표 바둑선수 출신의 '배꼽'으로 등장하는 이시영.


하나 더 '타짜'에서는 고광렬(유해진)이라는 감초가 있었고, '신의 한 수'에는 꽁수(김인권)가 있다.


아무튼 자세히 보면 분명 다르지만, 멀리서 보면 '신의 한 수'는 '타짜'와 '아저씨'의 흥행요소들을 적당히 믹스한 느낌이다.


역시 국민배우 '안성기', 카리스마 '이범수'…주연보다 빛난 조연


안성기라는 영화배우는 역시 국민배우다. 그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무게가 달라지고, 배역의 빛깔이 틀리다. 



교도소 독방에서 얼굴없는 고수가 남긴 '주님'을 찾으라는 말을 믿고 시장 좌판을 찾아 온 태석(정우성)이 주님(안성기)과 바둑을 두는 장면.


이 영화가 감동 휴먼스토리라서 국민배우라는 것이 아니다. '신의 한 수'는 철저하게 계산된 상업영화다. 영화배우 역시 '직업'이다. 먹고사는 일이다. 상업영화에 등장하는 것은 'job'일 뿐이지만, 안성기라는 배우가 '주님'역을 함으로써 신의 한 수라는 영화가 완성되는 느낌이다.


또한 주인공은 철저한 악한 악역이 있을 수록 빛이 나는 법인데, '살수' 역으로 등장하는 이범수의 카리스마도 이 영화의 큰 축이다. 물론 이범수가 등장하는 영화는 장르에 구분 없이 '버럭'스타일의 연기다. 그럼에도 '신의 한 수'에서는 잔인한 살수의 역을 여과없이 제대로 살렸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주인공 정우성. 잘 생긴 외모와 일취월장한 연기력이지만 조연들이 워낙 쟁쟁한 탓인지, 영화가 끝난 뒤에 남는 게 별로 없다.


결론적으로 '신의 한 수'에서는 주연보다 조연들이 주연같다. 이런 포맷이 더 좋은 영화일지는 모르겠다.^^


'타짜-2' 어떤 줄거리일지? 


추석 시즌에 '타짜-2 신의 손'(2014년, 강형철 감독)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타짜-신의 한 수-타짜 2 신의 손'으로 이어지는 도박세계의 이야기가 어떤 차별성을 갖고 등장하게 될지 궁금하다. 



"그 밥에 그 나물"이란 평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그 무엇인가가 달라야 한다. 예를 들어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늘 같은 포맷이기는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진보한 로봇과 스토리, 물량공세로 관객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듯이.


다만 올 여름에는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명량대첩을 그린 영화 '명량'을 이길 만한 다른 대작이 있을까싶기는 하다.






/ 글=소장환(free5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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