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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쓰고28

나와 우주의 하루... 하늘 높이 우주정거장(ISS)이 떠있다. 매일 하루에 몇번씩 머리 위로 지나간다. 우주정거장은 약 400km 하늘 위에서 시속 2만 7,740km(초속 7.7km)의 속도로 하루에 지구를 약 15.78회 돈다. 내게는 낮과 밤이 한번씩 바뀌면 하루다. 나의 지구 한바퀴는 24시간이다. 그게 상식이며, 갈릴레오의 과학이다. 하지만 우주인에게는 하루에 약 16회 지구를 돌면서 한바퀴에 한번씩 낮과 밤을 경험한다. 눈높이에 따라 세상은 이렇게 큰 차이가 생긴다. 시간과 공간의 차이, 아인슈타인의 과학인가... 잠들지 못하는 밤에 나는 우주를 바라본다. /글=화니화니, 사진=ISS 2020. 6. 15.
무녀도(巫女島) 상념(相念) 바다를 보면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여유, 시간은 사리 물살처럼 흐르는데 인생의 바다에서 무엇을 건질건가. 상념(相念)은 푸른 바다에 던져라. 내 삶에서 지금이 가장 아름답더라. 달이 차오르면 바다는 요동치고, 달이 저물땐 고요한 죽음의 물때. 삶의 물결도 흘러흘러 격렬하다가 고요해지는 순간이 오겠지. 인생(人生)의 어부(漁夫)처럼 부지런히 삶의 바다에 낚시줄을 던진다. 승부는 긴 기다림에서 그렇게 다시 시작된다. /글ㆍ사진=꿈달(free5785@) 2020. 5. 23.
기억ᆢ 17년이 흐른 뒤에 2018년 2월 2일의 아침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17년 전을 떠올렸다. 2001년 1월 12일 아침. 원광대병원 중환자실, 기다리던 막내동생이 도착하고, 가슴 위에 얹혀진 두 손을 꼭 잡자, 힘겨운 그래프를 잇던 심장박동이 멎었다. 세상과 이별하는 순간은 그렇게 찰라였다. 앰불런스 뒷자리에 앉아 점점 식어가는 아버지를 쓸어내리면서 군산의료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우리를 맞이한 의사는 청진기도 꺼내지 않았다. 자그마한 후레쉬를 들고 동공의 상태만 확인한 다음 나를 쳐다보면서 서류에 시간을 적어 넣었다. 의사가 내리는 최종사망선고였다. 장례식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이틀 밤을 버티고 난 뒤 셋째날 아침 운구차에 오를 땐 온 세상이 하얗게 묻혀 있었다. 야트막한 언.. 2018. 2. 3.
떠나보내는 마음ᆢ 나뭇가지에 걸린 조각달,너마저 떠나보내야 한다. 바람이 매섭다, 겨울이니까.옷깃을 세우고, 머플러를 칭칭 감아매지만칼바람은 여지없이 가슴을 파고든다. 맨 얼굴에 부딪혀오는 삭풍의 한기는잔뜩 웅크린채 떨고 있는 나를고개마저 숙이고 세상을 향해 겸손하게 한다. 나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는지,바람은 알고 있을까. 세월 앞에서 딱딱해진 굳은 살이 박힌 심장은 얽힌 인연 속에서 할퀴어진 마음의 상처를 갖고찬바람에 시린 기억들을 되살린다. 굳은 살을 없애보려 도려내지만결국 더 큰 굳은 살만 남아버린 심장이더이상 아프지 않기 위해서 그 기억들을 보듬고 살아야겠다. 그냥 보아도 예쁘다.한눈에 보아도 사랑스럽다.너는 그렇다. 굿바이~! /글·사진=화니화니 2017.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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