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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닿는곳

금강하구에서..

by 사랑화니 2016.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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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식 소설 '탁류'의 배경인 금강하구...
저녁 무렵에 해안을 따라 걷다보니 선선한 바람도 불어온다.


어릴적 동무들과 갯펄에서 뛰어놀던 기억들...
망둥어를 낚겠다고 펄떡거리지만, 망둥어가 꼬맹이 손에 잡힐 턱이 있나.

꼬맹이 시절 기억들이 고스란히 저 갯펄에 묻혀 있는 것만 같다.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오는 짠듯 하면서 비릿한 냄새는 뇌세포들을 긴장시키고, 머릿 속에는 어릴 적 추억들이 흑백영화처럼 지나간다.


열 두살 어릴 때 봤던 스무살 '종구' 형은 갯펄로 성큼성큼 들어가 물이 허벅지 쯤 닿으면 금세 헤엄을 쳤다. 저 멀리 장항까지 갔다올만큼 수영을 잘 했다는 뱃사람 종구형.


여름날 태풍이라도 불어닥치면, 용수철 감기듯 저 멀리 빠져나간 바닷물이 튕기듯 큰 해일이 되어 파도는 밤새 바닷가 집 지붕을 넘어오곤 했었다. 엄마 품에 안겨 잠든 꼬맹이가 아침에 눈을 뜨면 고깃배가 친구네 집 지붕위에 얹혀져 있고, 한 동네 두어집 정도는 초상을 치러야만 했었지.


이제는 그럴 일이 없는 세상이 됐다. 다행이다. 

아주 노오란 꽃무리들이 길을 걷던 나의 시선을 붙잡는다.  

바람에 까딱까딱 흔들리면서도 노란 자태가 너무 예쁘다.



  

/ 글.사진=꿈꾸는 달팽이(free5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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