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SMALL
밤새 잘 있었느냐.
아침 유리창에 부서지는 햇살이 눈부시다.
귀에선 이어폰을 타고 시인과 촌장이 흐르고,
손에 들린 커피 잔에선 따스한 온기가 피어오른다.
창가를 바라보는 눈가엔 미소가 번지고,
지난 밤 꿈에 나눈 우리의 대화를 떠올린다.
유리창엔 웃고 있는 너의 얼굴이 번지고,
내 마음엔 시리고 시린 그리움들이 치밀어 오른다.
오늘 하루도 잘 지내려무나.
서산너머 노을이 질때쯤 나는 다시 창가에 서리라.
낮동안 유리창을 통해 들이닥친 햇살은 따갑고 졸립기만 하더니, 어둠이 찾아 온 뒤에 여의도에 불어오는 강바람은 몽롱하던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오늘 하루도 전쟁처럼 이렇게 지나간다.
이십대는 뭘 몰라서, 삼심대는 방황하다가, 그리고 사십대는 이렇게 버티고 살아내면서 삶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게 있어 치열함이란 무엇일까.
늘 생각해보지만, 그닥 옳은 답도 없다. 매일매일 용감했다가, 또 비굴해진다.
그것을 무엇이라고 정의하려고 하지 말자.
그냥 삶일 뿐이다.
삶이란 지금 이 순간순간을 내가 살아내고 있는 동작에 대한 명사형일뿐이다.
나는 오늘 그랬던 것처럼,
내일도 그리워하면서 살겠다.
오늘 어제를 그리워했던 것처럼,
내일은 오늘을 그리워할 뿐이다.
/ 글.사진=소장환(free5785@)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