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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쓰고

여름향기ᆢ

by 사랑화니 2016.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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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불던 어느날
깊은 상심의 심연 속으로
내려 앉았던 기억들이
바닥에서 몽글몽글 되살아나.

태양을 등져 긴 그림자 드리우던
넋을 잃어버린 허수아비는
여름향기 물든 녹색 빗물에
베시시 실눈으로 고개 들어
문득 떠오르는 그리움에
꿈에 본 길을 따라 갔지.

유리창에 흐르는 그리움은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가슴에 남아
낮은 볼륨 음악소리에 기대어
너를 마주보는 눈빛마저 떨린다.

안부를 묻고 싶고,
손도 잡고 싶고,
내 품에 너를 안고 싶지만ᆢ
용기가 없는 나는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려 멀어지는 풀씨처럼
너를 잃어버릴까 입을 다문다.

속세의 먼지를 씻어내는
오늘처럼 비 오는 날엔
봄바람의 아픈 기억을 닫고
정말 사랑하고 싶다.

/ 글ᆞ사진= 꿈꾸는 달팽이(free5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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