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고쓰고

떠나보내는 마음ᆢ

by 사랑화니 2017. 12. 30.
728x90
SMALL


나뭇가지에 걸린 조각달,

너마저 떠나보내야 한다.

바람이 매섭다, 겨울이니까.

옷깃을 세우고, 머플러를 칭칭 감아매지만

칼바람은 여지없이 가슴을 파고든다.


맨 얼굴에 부딪혀오는 삭풍의 한기는

잔뜩 웅크린채 떨고 있는 나를

고개마저 숙이고 세상을 향해 겸손하게 한다.


나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는지,

바람은 알고 있을까.


세월 앞에서 딱딱해진 굳은 살이 박힌 심장은

얽힌 인연 속에서 할퀴어진 마음의 상처를 갖고

찬바람에 시린 기억들을 되살린다.


굳은 살을 없애보려 도려내지만

결국 더 큰 굳은 살만 남아버린 심장이

더이상 아프지 않기 위해서

그 기억들을 보듬고 살아야겠다.


그냥 보아도 예쁘다.

한눈에 보아도 사랑스럽다.

너는 그렇다.


굿바이~!



/글·사진=화니화니




반응형

'읽고쓰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녀도(巫女島) 상념(相念)  (0) 2020.05.23
기억ᆢ 17년이 흐른 뒤에  (0) 2018.02.03
3월의 크리스마스  (0) 2017.03.08
여름향기ᆢ  (0) 2016.06.05
피맺힌 사랑, 양귀비~  (0) 2016.05.3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