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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하구에서.. 채만식 소설 '탁류'의 배경인 금강하구... 저녁 무렵에 해안을 따라 걷다보니 선선한 바람도 불어온다. 어릴적 동무들과 갯펄에서 뛰어놀던 기억들... 망둥어를 낚겠다고 펄떡거리지만, 망둥어가 꼬맹이 손에 잡힐 턱이 있나.꼬맹이 시절 기억들이 고스란히 저 갯펄에 묻혀 있는 것만 같다.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오는 짠듯 하면서 비릿한 냄새는 뇌세포들을 긴장시키고, 머릿 속에는 어릴 적 추억들이 흑백영화처럼 지나간다. 열 두살 어릴 때 봤던 스무살 '종구' 형은 갯펄로 성큼성큼 들어가 물이 허벅지 쯤 닿으면 금세 헤엄을 쳤다. 저 멀리 장항까지 갔다올만큼 수영을 잘 했다는 뱃사람 종구형. 여름날 태풍이라도 불어닥치면, 용수철 감기듯 저 멀리 빠져나간 바닷물이 튕기듯 큰 해일이 되어 파도는 밤새 바닷가 집 지붕을 .. 2016. 6. 13.
여름향기ᆢ 봄바람 불던 어느날 깊은 상심의 심연 속으로 내려 앉았던 기억들이 바닥에서 몽글몽글 되살아나. 태양을 등져 긴 그림자 드리우던 넋을 잃어버린 허수아비는 여름향기 물든 녹색 빗물에 베시시 실눈으로 고개 들어 문득 떠오르는 그리움에 꿈에 본 길을 따라 갔지. 유리창에 흐르는 그리움은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가슴에 남아 낮은 볼륨 음악소리에 기대어 너를 마주보는 눈빛마저 떨린다. 안부를 묻고 싶고, 손도 잡고 싶고, 내 품에 너를 안고 싶지만ᆢ 용기가 없는 나는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려 멀어지는 풀씨처럼 너를 잃어버릴까 입을 다문다. 속세의 먼지를 씻어내는 오늘처럼 비 오는 날엔 봄바람의 아픈 기억을 닫고 정말 사랑하고 싶다. / 글ᆞ사진= 꿈꾸는 달팽이(free5785@) 2016. 6. 5.
피맺힌 사랑, 양귀비~ 초나라 패왕 항우(項羽)의 연인 우미인(虞美人),그녀의 무덤가에 피어난 꽃이 '양귀비'라. 한(漢)나라 고조 유방(劉邦)의 군대에게 포위되자,항우가 군막에서 주연을 베풀며 신세를 한탄하니,우미인은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그의 칼로 자결하고,피맺힌 그 사랑은 한 떨기 꽃으로 태어났으리. 햇살아래 비추인 빨간 자태를 보며,두 번의 천년동안 가슴을 아리는 우미인애(虞美人愛) 양귀비 사랑을 흠모하노라. / 글.사진=꿈꾸는 달팽이(free5785@) 2016. 5. 31.
바람꽃ᆢ 이방인ᆢ 키에르케고르는 말했었다. 태초에 신(神)은 외로웠고, 외로워서 인간 아담을 창조했지만, 아담이 외로워 이브를 만들었고, 아담과 이브도 외로워 자식을 낳았고, 그들도 외로워 짝을 맺고, 그렇게 자식을 낳았지만, 인류가 늘어날수록 세상의 외로움은 커진다고ᆢ 결국 신(神)을 닮아 창조된 인간은 외로운 숙명을 지닌 피조물인가보다. 그래서 나는 '바람꽃'처럼 슬픈 이ᆞ방ᆞ인 /글ᆞ사진=꿈꾸는 달팽이(free5785@) 2016.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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