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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만나고 오는 길... 아버지 하늘 길 가시고,어김없이 찾아 온 열 네번째 겨울 문턱... 아버지 만나 술 한 잔 올리니,작은 물새 한마리 푸드덕 둠벙에서 날아오른다. 삐비 자란 자리에 넙적한 돌을 깔고,사과와 북어를 안주 삼아 올린 술 한 잔. 뒤 늦은 미안함에 엎드려 절 올리는데,뺨에 어리는 쌀쌀한 가을바람이 오히려 상쾌하다. 쉰 아홉해를 살다가 아버지 가시던 날은 그리도 추운 겨울이었다. 하얀 눈이 세상을 덮고, 목구멍을 올라오는 숨은 하얀 연기처럼 피어올랐었다. 아버지 홀로 외로운 무덤하나 있던 그 곳에 이제는 많은 이웃이 생겼다. 흩어지고, 잃어버렸던 묘를 모두 찾아 옮기라던 아버지의 유언을 아들은 지켰다. 이제 아버지의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고조할아버지까지 모두 한 곳에 모여 누워계신다.아버지의 왼쪽에는.. 2014. 11. 2.
아침 미소... 밤새 잘 있었느냐.아침 유리창에 부서지는 햇살이 눈부시다. 귀에선 이어폰을 타고 시인과 촌장이 흐르고,손에 들린 커피 잔에선 따스한 온기가 피어오른다. 창가를 바라보는 눈가엔 미소가 번지고,지난 밤 꿈에 나눈 우리의 대화를 떠올린다. 유리창엔 웃고 있는 너의 얼굴이 번지고,내 마음엔 시리고 시린 그리움들이 치밀어 오른다. 오늘 하루도 잘 지내려무나.서산너머 노을이 질때쯤 나는 다시 창가에 서리라. 낮동안 유리창을 통해 들이닥친 햇살은 따갑고 졸립기만 하더니, 어둠이 찾아 온 뒤에 여의도에 불어오는 강바람은 몽롱하던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오늘 하루도 전쟁처럼 이렇게 지나간다. 이십대는 뭘 몰라서, 삼심대는 방황하다가, 그리고 사십대는 이렇게 버티고 살아내면서 삶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게 있어 치열함.. 2014. 10. 16.
돼지국밥... 바람이 차갑다.돼지국밥이 먹고 싶다. 가지에 매달린 잎새는바람에 팔랑거리다 어둠속으로 떠나가고,마음 시린 그리움에 출출하기만 하다. 뜨끈한 돼지국밥 한그릇으로떨고 있는 우리는 웃을 수 있을까. 언제가는 투박한 백팩하나 둘러메고 길을 나서고 싶다. 길 위에서 만나는 고양이와 들꽃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해질녘 들판을 보면서 그냥 퍼질러 앉아 멍 때리고 싶다. 그게 나에겐 휴식이 될 것 같다. 길을 걷다가 만나는 허름한 시골 장터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둘러 앉아 국밥을 먹고, 그들의 사는 이야기들을 듣고 의미 없는 웃음을 흘리면서 쉬고 싶다. 그 길에 동행해줄 사람, 그건 당신...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의 흐느낌을 함께 들어줄 사람, 바로 당신... / 글.사진=소장환(free5785@) 2014. 10. 15.
'돼지국밥'이 먹고 싶어진다, 영화 '변호인'을 보고... 가끔은 돼지국밥이 먹고 싶어질때가 있다. 전주 남부시장 어머니 '현대옥'이 주인이 바뀌면서 프랜차이즈 '현대옥'이 되고, 어느날 시내 현대옥에 해장하러 들렀다가 콩나물국밥 옆에 쓰인 메뉴가 눈에 들어왔다. 돼지국밥. "뭐 이런 메뉴가 있어? 돼지국밥? 이름도 차암... 거시기 하네." 그래도 궁금해서 시켜봤던 돼지국밥의 맛은 나름 괜찮았다. 두툼한 돼지고기가 얼큰한 국밥에서 숟가락에 올라와 입속으로 들어가는 맛, 나 스스로는 족보도 모르는 돼지국밥이었는데... 어느 날인가 비 오는 초여름날에는 돼지국밥 먹으러 갔다가 식사가 아니라 '안주'가 되어버린 돼지국밥을 놓고 새벽까지 소주를 마신 적도 있다. 그런데 뒤늦게 영화 '변호인'을 보면서 알았다. 주인공 '송우석' 변호사가 영화 속에서 그토록 맛있게 먹은.. 2014.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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